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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픽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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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가 사라지는 이유 — 한글 폰트 수록 글자 수 이야기

한글 폰트에 모든 글자가 들어 있지는 않습니다. 2,350자와 11,172자가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 없는 글자는 화면에서 어떻게 되는지 폰트 파일을 직접 열어 확인했습니다.

폰트를 쓰다가 글자가 안 나오는 일이 있습니다. 폰트가 깨진 것이 아니라 그 글자가 폰트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없는 글자가 네모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11,172자를 담은 폰트와 2,350자만 담은 폰트에 같은 글자를 조판해, 없는 글자가 네모가 아니라 빈자리로 사라지는 것을 비교한 그림
왼쪽은 11,172자를 담은 KoPub돋움, 오른쪽은 2,350자만 담은 빛의계승자체입니다. 점선은 글자가 있어야 할 빈자리를 폰트픽이 표시한 것으로, 실제 화면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한글은 11,172자입니다

현대 한글로 조합할 수 있는 글자는 모두 11,172자입니다. 그런데 한글 폰트를 만들 때 이걸 다 그리는 것은 큰일입니다. 그래서 많은 폰트가 자주 쓰는 글자만 골라 담습니다. 가장 흔한 규격이 2,350자이고, 조금 넓힌 것이 2,480자 · 2,780자입니다.

없는 글자는 네모가 아니라 이렇게 됩니다

폰트에는 없는 글자를 대신할 .notdef라는 자리가 있습니다. 여기에 네모를 그려 넣은 폰트도 있지만, 폰트픽이 서비스하는 폰트들을 열어 보니 이 자리가 모두 비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디자인 툴에서는 네모가 아니라 그냥 빈자리로 나옵니다.

웹에서는 또 다릅니다. 브라우저는 빈자리를 두지 않고 다른 폰트를 대신 집어넣습니다. 그 글자만 서체가 달라지는데, 깨진 티가 나지 않아 오히려 놓치기 쉽습니다.

2,350자면 어디까지 되나

글자 수가 적은 폰트 15종을 열어 하나하나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떡볶이 · 곶감 · 읊다 · 훑어보다 같은 일상 낱말은 15종 모두에서 멀쩡히 나왔습니다. 2,350자는 KS 완성형이라 부르는 규격인데, 자주 쓰는 글자를 고른 목록이라 보통 문장은 거의 다 감당합니다.

빠지는 것은 훨씬 드문 조합입니다. 2,350자급 폰트에는 이 없고, 뷃 · 묷은 15종 전부에 없습니다. 받침이 없는 글자 중에도 믜 · 븨 · 싀처럼 쉰 자가 빠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2,350자의 위험은 "일상 낱말이 깨진다"가 아니라 "일상에서 벗어난 글자가 오는 순간 조용히 사라진다"는 쪽입니다.

어디서 사고가 나나

반대로 정해진 문구를 쓰는 포스터나 썸네일이라면 2,350자로도 대개 문제가 없습니다. 미리 조판해 보고 확인만 하면 됩니다.

제작사 사양이 실제와 다를 때가 있습니다

폰트픽은 소개문을 쓸 때 제작사가 공개한 사양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서비스하는 파일을 직접 열어 세어 봅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사양서에는 2,350자라고 적혀 있는데 실제 파일에는 11,172자가 다 들어 있는 경우를 여럿 만났습니다. 배포판이 갱신됐는데 안내 문서가 그대로인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양서에는 완성형 전체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 파일은 훨씬 적은 경우입니다. 그래서 폰트픽의 소개문에 적힌 글자 수는 사양서가 아니라 실제 파일을 잰 값입니다.

확인하는 법

폰트픽 상세페이지의 소개문에는 실제 파일에서 잰 수록 글자 수를 적어 두었습니다. 다운로드 전에 한 번 보시고, 이용자가 글자를 입력하는 자리라면 완성형 11,172자를 담은 폰트를 고르세요. 정해진 문구만 쓰는 작업이라면 2,350자 폰트도 그대로 쓰셔도 됩니다 — 조판해 보고 눈으로 확인하면 됩니다.

읽었으니, 골라 볼 차례입니다상업적으로 쓸 수 있는 무료 한글 폰트를 용도별로 모아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