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글을 얹는 일은 흔합니다. 여행 사진에 그날 날짜, 카드에 한 마디, 가게 안내문에 영업시간. 그런데 막상 해 보면 결과가 잘 안 나옵니다. 글자가 배경에 묻히거나, 예뻐 보이려고 고른 서체가 정작 안 읽힙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사진은 배경이 균일하지 않습니다. 문서에서는 흰 바탕에 검은 글자를 얹으면 끝이지만, 사진은 한 글자 안에서도 밝기가 오르내립니다. 같은 흰 글씨가 하늘 위에서는 사라지고 그늘 위에서는 또렷합니다. 아래 네 가지가 이 문제를 다루는 순서입니다.
1. 획이 가는 서체는 사진 위에서 사라집니다
가장 먼저 걸리는 것이 서체입니다. 화면에서 예뻐 보이던 얇은 명조체를 사진에 얹으면 획이 배경에 먹혀 버립니다. 획이 얇을수록 배경과 겹치는 면적이 늘고, 그 획 하나가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을 동시에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진 위에서는 획 굵기가 고른 서체가 안전합니다. 고딕 계열이 대표적이고, 손글씨라면 흘려 쓴 것보다 또박또박 쓴 쪽이 낫습니다. 가로획과 세로획의 굵기 차이가 큰 명조나 장식이 많은 서체는 크게 쓸 때만 씁니다.
어떤 서체가 어느 쪽인지는 폰트 조합 찾기에서 모양별로 묶어 두었습니다. 고딕 · 명조 · 디스플레이 · 손글씨 네 계열로 나뉘어 있고, 계열마다 실제 문장을 얹어 볼 수 있습니다.
2. 한두 줄로 끊으세요
사진 위의 글은 문서가 아닙니다. 세 줄이 넘어가면 사진이 배경이 아니라 방해물이 됩니다. 하고 싶은 말이 길면 사진에 얹지 말고 캡션으로 내리는 편이 낫습니다.
줄을 나눌 때는 글자 수가 아니라 의미 단위로 끊습니다. "제주 2박 3일 / 브이로그"는 읽히지만 "제주 2박 / 3일 브이로그"는 걸립니다.
3. 대비는 색이 아니라 층으로 만듭니다
흰 글씨가 안 보인다고 검은 글씨로 바꾸면 이번엔 다른 데서 안 보입니다. 배경이 균일하지 않으니 글자 색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확실한 방법은 글자와 사진 사이에 한 겹을 두는 것입니다. 세 가지가 있습니다.
- 그림자·외곽선 — 글자 둘레만 어둡게 하거나 테를 둘러 경계를 만듭니다. 사진을 거의 가리지 않아 가장 무난합니다
- 글자 판 — 글자 뒤에 색 띠를 깝니다. 확실하지만 사진을 가립니다
- 사진 어둡게 — 사진 전체나 글자 쪽만 어둡게 눌러 흰 글씨를 띄웁니다
세 가지를 다 쓰면 과합니다. 하나만 골라 쓰고 모자랄 때 하나를 더 얹으세요.

4. 날짜는 글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여행 사진에 날짜 한 줄을 얹으면 성격이 달라집니다. 사진이 기록이 되고, 나중에 다시 꺼내 보게 됩니다. 다만 날짜를 본문과 같은 크기 · 같은 서체로 쓰면 두 정보가 한 덩어리로 읽힙니다. 날짜는 작게, 다른 서체로, 구석에 두세요.

휴대폰에서 하려면
여기까지가 원칙이고, 실제로는 사진이 휴대폰에 있습니다. 컴퓨터로 옮겨 편집 툴을 여는 대신 폰에서 바로 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저희가 만든 글씨사진관은 그 일만 하는 앱입니다. 사진을 고르고 글을 쓰면 끝이고, 편집 화면 아래 버튼 네 개 — 폰트 · 텍스트효과 · 서식 · 날짜스탬프 — 가 전부입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들이 그대로 버튼 하나씩에 대응합니다.

서체는 한글 180여 종에 영문 20여 종이 들어 있습니다. 고를 때 내려받는 방식이라 앱 자체는 가볍습니다. 사진 위에서 잘 버티는 굵은 고딕부터 또박한 손글씨까지 있어서, 이 글의 1번을 화면에서 바로 해 볼 수 있습니다.

3번에 해당하는 것이 텍스트 효과 30여 종입니다. 그라데이션 · 네온 · 입체 그림자를 눌러 바로 적용하고, 자간과 줄간격 · 정렬 · 색상은 손으로 맞춥니다. 4번은 날짜스탬프가 맡습니다 — 아치형 원형, 영문 스탬프, 필름 스트립 같은 템플릿에서 고르고 색만 바꾸면 됩니다.
만든 것은 기기에 남아 언제든 다시 열어 고칠 수 있고, 갤러리 저장과 인스타그램 · 카카오톡 공유가 한 번에 됩니다. 무료이고 회원가입이 없습니다.
정리
- 사진 위에서는 획이 고른 서체를 쓰세요. 얇은 명조는 배경에 먹힙니다
- 한두 줄로 끊고, 줄바꿈은 의미 단위로 하세요
- 대비는 글자 색이 아니라 그림자 · 판 · 사진 누르기 중 하나로 만드세요
- 날짜는 작게, 다른 서체로 두세요
서체를 고르는 일이 반쯤은 승부입니다. 무료로 쓸 수 있는 폰트 239종을 폰트픽에 모아 두었으니, 사진에 얹기 전에 여기서 인상을 먼저 견줘 보세요.